1935년 아인슈타인·포돌스키·로젠은 얽힘(첫걸음 8장)을 근거로 양자역학이 불완전하다고 주장했습니다(EPR 논문). 논리는 이렇습니다 — 멀리 떨어진 두 입자 중 하나를 재면 다른 쪽이 즉시 정해진다. 신호가 빛보다 빠를 수 없다면, 그 결과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즉 우리가 모르는 «숨은 변수»가 있고, 양자역학은 그것을 다 적지 못한 반쪽 이론이다.
반대편에는 보어가 있었습니다. 논쟁은 30년 가까이 «어느 쪽이 더 그럴듯한가»를 두고 제자리를 맴돌았습니다. 실험으로 가릴 방법이 없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1964년 존 벨이 판을 바꾸었습니다. 그는 «숨은 변수가 있고, 멀리 떨어진 것끼리 즉각 영향을 주고받지 않는다»(국소적 실재론)를 가정하면 어떤 부등식이 반드시 성립해야 함을 증명했습니다. 그런데 양자역학의 예측은 특정 조건에서 그 부등식을 깨뜨립니다. 철학 논쟁이 «부등식이 깨지는가»라는 측정 문제로 바뀐 것입니다.
실험이 뒤따랐습니다. 1972년 클라우저가 첫 검증을, 1982년 아스페가 훨씬 정밀한 실험을 했고, 결과는 모두 부등식이 깨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남아 있던 빈틈(검출 효율, 측정 방향 선택의 독립성 등)을 하나씩 막은 «루프홀 프리» 실험들이 2015년 무렵 수행되어 같은 결론을 확인했습니다.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이 아스페·클라우저·차일링거에게 돌아갔습니다. 자연은 국소적 실재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 실험으로 확정된 셈입니다. 아인슈타인이 틀렸다기보다, 그가 던진 «정말 그런가»라는 물음이 실험 가능한 형태로 다듬어져 답을 얻은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