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걸음의 8장

1반도체는 왜 반쪽만 통하나 2트랜지스터 — 세상을 바꾼 스위치 3레이저 — 빛을 줄 세우다 4MRI — 스핀으로 몸속을 보다 5양자컴퓨터 — 큐비트는 무엇이 다른가 6양자암호 — 엿들으면 들킨다 7벨 부등식 — 논쟁을 실험으로 8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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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세 걸음 · 차례 과학탐구 자료실 논술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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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벨 부등식 — 논쟁을 실험으로

EPR에서 2022년 노벨상까지

한 줄로 — «철학 논쟁»으로 보이던 물음을 측정 가능한 부등식으로 바꾼 것이 벨의 업적이다.

1935년 아인슈타인·포돌스키·로젠은 얽힘(첫걸음 8장)을 근거로 양자역학이 불완전하다고 주장했습니다(EPR 논문). 논리는 이렇습니다 — 멀리 떨어진 두 입자 중 하나를 재면 다른 쪽이 즉시 정해진다. 신호가 빛보다 빠를 수 없다면, 그 결과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즉 우리가 모르는 «숨은 변수»가 있고, 양자역학은 그것을 다 적지 못한 반쪽 이론이다.

반대편에는 보어가 있었습니다. 논쟁은 30년 가까이 «어느 쪽이 더 그럴듯한가»를 두고 제자리를 맴돌았습니다. 실험으로 가릴 방법이 없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1964년 존 벨이 판을 바꾸었습니다. 그는 «숨은 변수가 있고, 멀리 떨어진 것끼리 즉각 영향을 주고받지 않는다»(국소적 실재론)를 가정하면 어떤 부등식이 반드시 성립해야 함을 증명했습니다. 그런데 양자역학의 예측은 특정 조건에서 그 부등식을 깨뜨립니다. 철학 논쟁이 «부등식이 깨지는가»라는 측정 문제로 바뀐 것입니다.

실험이 뒤따랐습니다. 1972년 클라우저가 첫 검증을, 1982년 아스페가 훨씬 정밀한 실험을 했고, 결과는 모두 부등식이 깨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남아 있던 빈틈(검출 효율, 측정 방향 선택의 독립성 등)을 하나씩 막은 «루프홀 프리» 실험들이 2015년 무렵 수행되어 같은 결론을 확인했습니다.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이 아스페·클라우저·차일링거에게 돌아갔습니다. 자연은 국소적 실재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 실험으로 확정된 셈입니다. 아인슈타인이 틀렸다기보다, 그가 던진 «정말 그런가»라는 물음이 실험 가능한 형태로 다듬어져 답을 얻은 것입니다.

🔬 한 걸음 더 — «빛보다 빠른 통신»이 되지 않는 이유

부등식이 깨졌다면 멀리 떨어진 두 곳이 즉각 연결되어 있는 셈인데, 그러면 빛보다 빠른 통신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답은 «아니오»이고, 그 이유가 중요합니다.

얽힌 입자를 측정하면 이쪽 결과는 무작위입니다. 내가 원하는 값을 «보낼» 수 없습니다. 저쪽 사람도 자기 결과만 보면 역시 무작위라 아무 정보도 얻지 못합니다. 두 사람이 나중에 보통 방법으로 연락해 결과를 맞춰 보아야 비로소 «이상하게 잘 맞았다»는 상관관계가 드러납니다. 그 맞춰 보는 연락은 빛보다 빠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양자역학은 상대성이론과 충돌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신호 전달 불가 정리»라 하고, 앞 장의 양자암호도 이 성질 위에 서 있습니다 — 얽힘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는 없지만, 얽힘으로 비밀 열쇠를 나눠 가질 수는 있습니다. 둘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이 이 분야를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 생각해 볼 것
  • «철학 논쟁을 실험 가능한 형태로 바꾼다» — 벨이 한 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 상관관계가 있는데도 정보를 보낼 수 없다는 것 — 이 구별을 자기 말로 설명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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