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걸음의 8장

1반도체는 왜 반쪽만 통하나 2트랜지스터 — 세상을 바꾼 스위치 3레이저 — 빛을 줄 세우다 4MRI — 스핀으로 몸속을 보다 5양자컴퓨터 — 큐비트는 무엇이 다른가 6양자암호 — 엿들으면 들킨다 7벨 부등식 — 논쟁을 실험으로 8아직 끝나지 않았다

돌아가기

양자역학 세 걸음 · 차례 과학탐구 자료실 논술 코너

이 쪽 주소

인쇄


글씨 크기


보기

2장

트랜지스터 — 세상을 바꾼 스위치

p-n 접합과 증폭

한 줄로 — 작은 신호로 큰 전류를 여닫는 장치 — 이 하나가 컴퓨터를 만들었다.

1947년 벨 연구소의 바딘·브래튼·쇼클리가 반도체로 «전류를 여닫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트랜지스터입니다. 세 사람은 195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원리를 가장 단순하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반도체를 p-n-p 또는 n-p-n 으로 세 겹 붙이고, 가운데 얇은 층에 작은 전압을 걸어 줍니다. 그러면 양쪽 사이를 흐르는 큰 전류가 열리거나 닫힙니다. 수도관에 달린 밸브를 손가락 힘으로 돌려 큰 물줄기를 조절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조절한다»는 성질에서 두 가지 쓸모가 나옵니다. ① 증폭 — 마이크가 만든 약한 신호로 스피커를 울릴 큰 전류를 만듭니다. ② 스위치 — 전류가 흐르면 1, 안 흐르면 0. 이 0과 1이 디지털의 전부입니다.

트랜지스터 이전에는 진공관이 그 일을 했습니다. 1946년 컴퓨터 에니악은 진공관 약 1만 8천 개를 썼고, 방 하나를 채웠으며, 진공관이 자주 끊어졌습니다. 트랜지스터는 훨씬 작고 열이 적고 오래갔습니다.

오늘날 스마트폰 칩 하나에는 트랜지스터가 수백억 개 들어갑니다. 하나의 크기는 수 나노미터 — 원자 수십 개 폭입니다. 여기까지 작아지면 첫걸음에서 배운 터널링이 «새는 전류»로 나타나 골칫거리가 됩니다. 양자역학이 반도체를 가능하게 했고, 이제는 양자역학이 그 한계를 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 한 걸음 더 — 왜 규소였나

최초의 트랜지스터는 저마늄(게르마늄)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거의 모든 칩은 규소입니다.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띠틈이 규소 쪽이 더 큽니다(규소 1.1 eV, 저마늄 0.67 eV). 띠틈이 작으면 열에너지만으로도 전자가 쉽게 넘어가 «가만히 둬도 새는» 전류가 생깁니다. 규소는 더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합니다.

둘째이자 결정적인 이유는 산화막입니다. 규소를 산소와 반응시키면 표면에 이산화규소(\(\text{SiO}_2\)) 층이 아주 곱게 자랍니다. 이 층은 훌륭한 절연체이면서 규소와 잘 붙어, 회로를 층층이 쌓고 원하는 곳만 골라 깎아 내는 공정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저마늄의 산화물은 물에 녹아 이 일을 못 합니다.

성능이 좋은 재료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만들기 좋은» 재료가 이긴다는 것 — 기술의 역사에서 자주 반복되는 교훈입니다.

💭 생각해 볼 것
  • 트랜지스터가 «증폭»과 «스위치» 두 가지로 쓰인다는 것은 어떻게 같은 원리인가요?
  • 트랜지스터가 원자 수십 개 크기까지 작아지면 어떤 양자 현상이 문제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