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걸음의 8장

1반도체는 왜 반쪽만 통하나 2트랜지스터 — 세상을 바꾼 스위치 3레이저 — 빛을 줄 세우다 4MRI — 스핀으로 몸속을 보다 5양자컴퓨터 — 큐비트는 무엇이 다른가 6양자암호 — 엿들으면 들킨다 7벨 부등식 — 논쟁을 실험으로 8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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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세 걸음 · 차례 과학탐구 자료실 논술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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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양자컴퓨터 — 큐비트는 무엇이 다른가

중첩과 얽힘을 계산에 쓰다

한 줄로 — «동시에 여러 경우를 담는» 것이 아니라, 정답의 확률만 남기고 나머지를 지워 없애는 기술.

보통 컴퓨터의 비트는 0 또는 1입니다. 양자컴퓨터의 큐비트는 0과 1의 중첩일 수 있습니다(첫걸음 8장). 큐비트 \(n\)개면 \(2^n\)개의 조합이 동시에 관여할 수 있으니 «엄청나게 빠르다»고 흔히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 설명은 절반만 맞고, 나머지 절반이 더 중요합니다. 중첩 상태를 측정하면 결국 하나만 나옵니다. \(2^n\)가지를 동시에 계산해도 답을 한 개만 꺼낼 수 있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진짜 열쇠는 간섭입니다(둘째 걸음 1장). 양자 알고리즘은 계산 과정을 교묘하게 설계해서, 틀린 답에 해당하는 파동함수들이 서로 상쇄되고 맞는 답 쪽만 보강되게 만듭니다. 측정했을 때 정답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도록 «확률을 몰아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양자컴퓨터는 만능이 아니라, 이런 몰아 주기를 설계할 수 있는 특정 문제에서만 빠릅니다.

대표적인 것이 두 가지입니다. ① 쇼어 알고리즘(1994) — 큰 수를 소인수분해합니다. 오늘날 인터넷 암호(RSA)는 «큰 수를 소인수분해하기 어렵다»는 데 기대고 있으므로, 충분히 큰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이 암호가 깨집니다. ② 그로버 알고리즘(1996) — 정렬되지 않은 자료에서 찾기를 \(N\)번이 아니라 \(\sqrt{N}\)번쯤으로 줄입니다.

현실의 어려움은 결어긋남입니다(첫걸음 8장 심화). 큐비트는 주변과 조금만 상호작용해도 중첩이 흐트러집니다. 그래서 절대영도 가까이 냉각하고 차폐하며, 오류를 정정하기 위해 «논리 큐비트 하나»에 물리 큐비트를 수백~수천 개 쓰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지금 단계는 «특정 과제에서 앞선다»를 보이는 수준이며, 범용 실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 한 걸음 더 — «양자 우월성»이라는 말의 조심스러움

2019년 구글은 자사 프로세서가 특정 문제를 200초에 풀었고 당시 최고 성능 고전 컴퓨터로는 1만 년이 걸릴 것이라고 발표하며 «양자 우월성»을 주장했습니다. 곧바로 IBM이 반박했습니다 — 저장 방식을 바꿔 계산하면 고전 컴퓨터로도 며칠이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논쟁이 보여 주는 것은, 이런 주장이 «고전 컴퓨터로 얼마나 잘 풀 수 있는가»에 대한 현재 지식에 기대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 나은 고전 알고리즘이 나오면 기준선이 올라가 우월성 주장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었습니다.

게다가 그 «특정 문제»는 대개 양자컴퓨터가 잘하도록 고른 인공적인 과제이지, 우리가 실제로 풀고 싶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요즘은 «우월성»보다 «실용적 이점»이라는 조심스러운 표현을 씁니다. 과학 뉴스를 읽을 때 무엇과 무엇을 비교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한 대표적인 분야입니다.

💭 생각해 볼 것
  • «\(2^n\)가지를 동시에 계산한다»는 설명이 왜 불충분한가요? 무엇이 빠져 있나요?
  • 양자컴퓨터가 «모든 계산»을 빠르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