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걸음 4장에서 원자가 «몇 가지 색만» 낸다고 했습니다. 이제 그 까닭을 준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전자가 높은 준위 \(E_2\)에서 낮은 준위 \(E_1\)로 떨어질 때, 그 차이만큼의 에너지를 빛 알갱이 하나로 내놓습니다 — \(hf = E_2 - E_1\) 입니다.
준위 값이 원자마다 다르므로 차이도 다르고, 따라서 내는 빛의 진동수도 원자마다 다릅니다. 이것이 선스펙트럼이고, 원소의 지문 노릇을 합니다. 실제로 헬륨은 지구에서 발견되기 전에 태양 스펙트럼의 낯선 선으로 먼저 발견되었습니다 — 이름도 태양(helios)에서 왔습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빛이 원자를 지날 때, 준위 차이에 딱 맞는 에너지의 빛만 흡수됩니다. 그래서 별빛이 별의 대기를 통과하면 그 원소가 흡수한 자리만 검은 선으로 빠집니다(흡수 스펙트럼). 천문학자들은 수백 광년 떨어진 별에 무엇이 있는지를 이 검은 선으로 읽습니다.
형광과 인광도 같은 원리의 변형입니다. 자외선처럼 에너지 큰 빛을 흡수해 높은 준위로 올라간 전자가, 한 번에 내려오지 않고 몇 단계를 나눠 내려오면 들어간 빛보다 에너지가 작은(파장이 긴) 빛이 나옵니다. 형광등 안쪽의 흰 가루가 자외선을 눈에 보이는 빛으로 바꾸는 것이 이 일입니다.
불꽃놀이의 색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트론튬은 빨강, 나트륨은 노랑, 구리는 파랑·초록을 냅니다. 금속마다 준위 간격이 달라 정해진 색이 나오는 것이며, 화학 실험의 불꽃 반응으로 금속을 알아내는 방법도 같은 이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