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걸음의 8장

1파동함수를 읽는 법 2상자 속 전자 3벽을 넘지 않고 지나간다 4전자의 또 다른 성질 5두 전자는 같은 자리에 못 앉는다 6주기율표가 왜 그 모양인가 7원자가 빛을 내는 법 8양자수 넷 — 전자의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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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세 걸음 · 차례 과학탐구 자료실 논술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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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전자의 또 다른 성질

스핀

한 줄로 — 전자에는 위치·속도로 설명되지 않는 «내재된 방향»이 하나 더 있다.

지금까지 전자를 «어디에 있을 확률»로만 다뤘습니다. 그런데 전자에는 위치나 운동으로 환원되지 않는 성질이 하나 더 있습니다 — 스핀입니다.

발견은 1922년 슈테른과 게를라흐의 실험이었습니다. 은 원자 빔을 고르지 않은 자기장에 통과시키면, 원자가 작은 자석처럼 굴어 휘어집니다. 고전적으로 생각하면 원자 자석의 방향이 제멋대로일 테니 스크린에는 연속적인 띠가 생겨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나타난 것은 또렷한 두 점이었습니다. 위로 휜 것과 아래로 휜 것뿐, 중간이 없었습니다. 전자의 «자석 방향»이 연속이 아니라 두 값 중 하나만 가진다는 뜻입니다. 이 두 상태를 흔히 «업»과 «다운»이라 부르고, 크기로는 \(+\tfrac{1}{2}\hbar\)와 \(-\tfrac{1}{2}\hbar\)에 해당합니다.

이름이 «스핀(회전)»이라 전자가 팽이처럼 자전한다고 상상하기 쉽지만, 그 그림은 틀렸습니다. 전자를 공으로 보고 관측된 각운동량을 내려면 표면이 빛보다 빨라야 하고, 무엇보다 전자는 크기를 가진 공이 아닙니다. 스핀은 전자가 태어날 때부터 지닌 고유한 성질이며, 질량이나 전하처럼 «그냥 그런 것»입니다.

스핀이 왜 중요한가 하면, 이것이 다음 장의 파울리 배타원리와 맞물려 물질의 구조 자체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원자가 왜 부피를 차지하는지, 주기율표가 왜 그 모양인지가 모두 스핀에서 출발합니다.

🔬 한 걸음 더 — 두 갈래로 갈라진다는 것의 무게

슈테른-게를라흐 실험이 특별한 이유는, 양자화가 «에너지»가 아니라 방향에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자기장 방향을 어느 쪽으로 돌려 놓든 결과는 언제나 «그 방향 기준으로 위 아니면 아래» 둘뿐입니다. 비스듬히 놓아도 중간값이 나오지 않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 연달아 재 볼 때입니다. 먼저 z축으로 재서 «위»만 골라낸 뒤, 그것을 x축으로 재면 다시 «좌»와 «우»가 반반 나옵니다. 그 «좌»만 골라 다시 z축으로 재면 — 처음에 «위»만 골랐는데도 다시 «위»와 «아래»가 반반 나옵니다. x를 재는 행위가 z에 대한 정보를 지워 버린 것입니다.

이것은 첫걸음 6장 불확정성 원리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위치·운동량처럼, 서로 다른 축의 스핀도 동시에 확정될 수 없는 짝입니다. 이 성질은 나중에 양자암호에서 «엿들으면 반드시 흔적이 남는» 원리로 쓰입니다(셋째 걸음 6장).

💭 생각해 볼 것
  • 스핀을 «전자의 자전»으로 상상하면 안 되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 x축을 재면 z축 정보가 지워진다는 것 — 이것을 «측정이 상태를 바꾼다»로 이해해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