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전자를 «어디에 있을 확률»로만 다뤘습니다. 그런데 전자에는 위치나 운동으로 환원되지 않는 성질이 하나 더 있습니다 — 스핀입니다.
발견은 1922년 슈테른과 게를라흐의 실험이었습니다. 은 원자 빔을 고르지 않은 자기장에 통과시키면, 원자가 작은 자석처럼 굴어 휘어집니다. 고전적으로 생각하면 원자 자석의 방향이 제멋대로일 테니 스크린에는 연속적인 띠가 생겨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나타난 것은 또렷한 두 점이었습니다. 위로 휜 것과 아래로 휜 것뿐, 중간이 없었습니다. 전자의 «자석 방향»이 연속이 아니라 두 값 중 하나만 가진다는 뜻입니다. 이 두 상태를 흔히 «업»과 «다운»이라 부르고, 크기로는 \(+\tfrac{1}{2}\hbar\)와 \(-\tfrac{1}{2}\hbar\)에 해당합니다.
이름이 «스핀(회전)»이라 전자가 팽이처럼 자전한다고 상상하기 쉽지만, 그 그림은 틀렸습니다. 전자를 공으로 보고 관측된 각운동량을 내려면 표면이 빛보다 빨라야 하고, 무엇보다 전자는 크기를 가진 공이 아닙니다. 스핀은 전자가 태어날 때부터 지닌 고유한 성질이며, 질량이나 전하처럼 «그냥 그런 것»입니다.
스핀이 왜 중요한가 하면, 이것이 다음 장의 파울리 배타원리와 맞물려 물질의 구조 자체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원자가 왜 부피를 차지하는지, 주기율표가 왜 그 모양인지가 모두 스핀에서 출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