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걸음의 8장

1파동함수를 읽는 법 2상자 속 전자 3벽을 넘지 않고 지나간다 4전자의 또 다른 성질 5두 전자는 같은 자리에 못 앉는다 6주기율표가 왜 그 모양인가 7원자가 빛을 내는 법 8양자수 넷 — 전자의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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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세 걸음 · 차례 과학탐구 자료실 논술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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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주기율표가 왜 그 모양인가

오비탈 채우기

한 줄로 — 주기율표의 계단 모양은 전자가 자리를 채워 가는 순서를 그대로 그린 것이다.

주기율표를 처음 만든 멘델레예프는 성질이 비슷한 원소를 같은 세로줄에 놓았습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는 몰랐습니다. 답은 60년 뒤 양자역학이 내놓았습니다 — 가장 바깥 전자의 배치가 같으면 화학적 성질이 같기 때문입니다.

전자는 에너지가 낮은 자리부터 차례로 채워집니다(쌓음 원리). 자리는 껍질(주양자수 \(n\))과 모양(s, p, d, f)으로 나뉘고, 파울리 원리에 따라 한 오비탈에 두 개씩 들어갑니다. s는 1개 오비탈이라 2개, p는 3개라 6개, d는 5개라 10개, f는 7개라 14개를 받습니다.

이 숫자가 곧 주기율표의 가로 폭입니다. 첫 줄이 2칸(H, He)인 것은 1s에 2개만 들어가기 때문이고, 둘째·셋째 줄이 8칸인 것은 2s(2) + 2p(6) = 8이기 때문이며, 넷째 줄부터 18칸으로 넓어지는 것은 3d(10)가 끼어들기 때문입니다. 아래쪽에 따로 떼어 놓은 란타넘·악티늄족 14칸은 f 오비탈(14)입니다. 주기율표의 모양 전체가 오비탈 수용 인원의 그림입니다.

세로줄이 비슷한 성질을 갖는 까닭도 분명해집니다. 리튬·나트륨·칼륨은 모두 «가장 바깥 껍질에 s 전자 하나»입니다. 그 전자 하나를 쉽게 내주므로 모두 반응성이 큰 금속이 됩니다. 반대로 헬륨·네온·아르곤은 바깥 껍질이 꽉 차 있어 더 받을 자리도, 내줄 이유도 없습니다 — 그래서 반응하지 않는 비활성 기체입니다.

채우는 순서가 언제나 \(n\) 순서는 아닙니다. 4s가 3d보다 먼저 채워지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에너지 준위가 껍질 번호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오비탈 모양에 따라 엇갈리기 때문인데, 이 엇갈림 때문에 전이금속이라는 구역이 생깁니다.

🔬 한 걸음 더 — 왜 4s가 3d보다 먼저인가

수소처럼 전자가 하나뿐이면 에너지는 \(n\)에만 달려 있어 3s·3p·3d가 모두 같은 에너지입니다. 그런데 전자가 여러 개가 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안쪽 전자들이 핵의 양전하를 일부 가려 주는데(가리기 효과), 오비탈 모양에 따라 가려지는 정도가 다릅니다.

s 오비탈은 핵 가까이에 확률이 꽤 있어 안쪽 전자들을 «뚫고 들어가» 핵의 인력을 강하게 느낍니다(뚫음 효과). d 오비탈은 그런 부분이 거의 없어 상대적으로 강하게 가려집니다. 그래서 4s가 3d보다 에너지가 낮아지는 역전이 일어납니다.

다만 «4s가 먼저 채워지고 먼저 빠진다»는 흔한 서술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전이금속이 이온이 될 때는 4s 전자가 먼저 빠져나갑니다. 전자가 들어차면서 에너지 순서가 다시 뒤바뀌기 때문입니다. 교과서의 «순서»는 만능 법칙이 아니라 대략적인 안내라는 점을 기억해 두면, 고등학교에서 예외(크로뮴·구리 등)를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습니다.

💭 생각해 볼 것
  • 주기율표의 «가로 폭»이 2, 8, 18, 32로 늘어나는 이유를 오비탈로 설명해 보세요.
  • 멘델레예프는 이유를 모르고도 표를 만들었습니다. 이유를 모른 채 규칙을 발견하는 것은 과학에서 어떤 의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