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찍는 MRI는 이름 그대로 «자기공명영상»입니다. 방사선을 쓰지 않는데 어떻게 몸속을 볼까요? 답은 둘째 걸음 4장의 스핀에 있습니다.
우리 몸의 대부분은 물이고, 물에는 수소가 많습니다. 수소의 원자핵은 양성자 하나인데, 이 양성자도 전자처럼 스핀을 가집니다. 스핀이 있으니 작은 자석처럼 굴고, 강한 자기장 속에 넣으면 자기장 방향과 나란한 상태와 반대인 상태로 에너지가 갈라집니다.
이때 갈라진 에너지 차이에 딱 맞는 진동수의 전파를 쏘면 양성자들이 그 에너지를 흡수해 «뒤집힙니다»(공명). 전파를 끄면 양성자들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면서 그 에너지를 다시 전파로 내놓습니다. 이 신호를 받아 영상으로 만드는 것이 MRI입니다.
핵심은 돌아오는 속도가 조직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지방·근육·물·종양은 주변 환경이 달라 회복 시간이 다르고, 그 차이가 밝기 차이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뼈에 가려진 연부조직을 CT보다 잘 봅니다.
어디서 온 신호인지는 어떻게 알까요? 자기장의 세기를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만듭니다(경사자기장). 그러면 공명 진동수가 위치마다 달라지므로, 되돌아온 신호의 진동수를 분석하면 어느 지점에서 온 신호인지 역산할 수 있습니다. 이 영상화 방법으로 라우터버와 맨스필드가 200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