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술의 네 단계 (노아의 포도밭) 🔑 절제
홍수가 물러가고 세상이 다시 마른 땅을 드러내던 날, 노아는 밭에 나가 처음으로 포도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어린 나무의 뿌리에 흙을 덮고 물을 주는데, 어디선가 사탄이 슬며시 다가와 물었다. "노아여, 무엇을 심고 있소? 나도 함께 거들고 싶소." 노아는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사탄은 곧 양 한 마리를 끌고 와 나무 앞에서 잡아 그 피를 뿌리 위에 부었다. 이어 사자를 잡아 피를 붓고, 원숭이를 잡아 붓고, 마지막으로 돼지를 잡아 그 피까지 흙에 스며들게 했다. 그러고는 말했다. "이제 이 나무가 열매를 맺으면, 그 즙에는 네 짐승의 성질이 함께 담길 것이오." 세월이 흘러 포도가 익고 사람들이 그 즙으로 술을 빚었다. 과연 사탄의 말대로였다. 사람이 첫 잔을 마시면 양처럼 순하고 부드러워졌고, 잔을 거듭하면 사자처럼 사나워져 큰소리를 쳤다. 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실없이 웃고 까불다가, 끝내는 돼지처럼 진창에 뒹굴며 자기 모습을 잃어버렸다. 술이 악해서가 아니라, 절제를 놓아 버린 사람이 짐승으로 변해 가는 것이었다.
홍수가 지난 뒤 노아가 처음으로 포도나무를 심을 때, 사탄이 다가와 양·사자·원숭이·돼지를 잡아 그 피를 땅에 부었다고 전한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처음 한 잔에는 양처럼 온순하고,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지며, 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익살을 부리다가, 끝내는 돼지처럼 추한 모습이 된다. 술 자체가 악한 것이 아니라 절제를 잃는 순간 사람의 됨됨이가 짐승처럼 변한다는 경고다. 좋은 것도 정도를 지킬 때에만 사람을 사람답게 지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