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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령 독서논술 모음 · ④ · 읽기 자료 요약

타자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가?

타자를 향한 본능적 두려움과 그것을 넘어서는 세 갈래 길.

다듬기 전 · 원문

타자는 나와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일까?

타자에 대한 나의 본능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지금까지 역사를 돌아보았을 때, 인류가 타자에게 적대적이었는지는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타자에게 적대감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타자가 나와 다르다는 것이다. 인간인 우리는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에, 나와 다른 타자를 적대시한다. 또한, 나와 달라 우리는 타자를 볼 때 위협적으로 느끼며 공포를 느끼게 된다. 이때 느끼는 공포는 생존을 위한 본능에 관련된 것일까?

두 번째로, 내 가치관과 달라 혼동되어 걱정과 불안을 안겨주며 언제라도 타자의 시선에 의해 분석되고 노출되어 자유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타자를 적대시한다. 과연 이러한 타자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첫 번째로,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타인에게 인정받음으로써 두려움에서 극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인정된다는 것은, 타자에게 자신이 타자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우월성을 증명하려면 일단 타자를 정복해야하는데, 이는 주인이 되기위한 전쟁으로,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또한 이는 억압하고자 하는 폭력의 논리로 전개되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두 번째, 나와 타자의 공통점을 인정하는 것은 어떨까? 인간은 모두 비슷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할 때 우리는 타자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류애라는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추상적이라 현실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타자성을 극복하는 보다 근본적인 방법은 타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보호해야할 타자의 연약함을 인지함으로써 더 이상 힘을 행사하지 않게 된다. 정리하자면, 타자의 결핍과 부족을 이해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타인과의 공감을 경험할 수 있고, 그를 그대로 받아들일 때,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타자를 그 자체로 인정하고 그의 근본적 연약함에 공감할 때 우리는 폭력적 본성에서 벗어나 윤리적인 주체가 될 수 있다.

선생님과 함께 다듬은 글 · 교정본

타자는 나와 끊임없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적대적인 존재인가?

타자에 대한 인간의 날것 그대로의 본능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인류 역사를 통찰해 볼 때, 인간이 낯선 타자(집단)에 대해 얼마나 배타적이고 적대적으로 반응해 왔는지는 쉽게 증명된다. 우리가 이토록 타인에 대해 깊은 거부감과 적대감을 느끼는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타자가 나와 '다르다'는 사실 자체에서 오는 본능적 거부감이다. 인간은 본래 자기중심적이고 유아독존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어, 자신과 이질적인 특징을 가진 대상을 잠재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적대시한다. 이러한 생경함은 본능적으로 안전에 대한 위협과 공포심을 자아내며, 이는 생존을 확보하려는 인류의 원초적인 방어기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둘째, 타자가 지닌 가치관이 나의 기존 신념 체계와 충돌하여 내적인 혼돈과 불안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타자의 엄정한 관찰자적 시선에 내 주체적 삶이 발가벗겨지듯 노출되고 통제당함으로써 나만의 자유와 존엄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실존적 불안감이 타자를 밀어내고 적대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타자에 대한 두려움과 원초적 불신을 극복하고 어떻게 공존의 길을 모색할 수 있을까?

첫째,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지위적 인정'을 받음으로써 불안을 상쇄하려는 시도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인정이란 헤겔의 주노예 변증법처럼 "내가 상대방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굴복시켜 받아내는 지배의 인정이다. 이 방식은 우월성을 확인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상대방을 정복하고 굴복시켜야 하므로 승자독식의 영토 전쟁을 끝없이 유발하며, 폭력과 억압의 악순환을 정당화한다는 윤리적 결함을 안고 있다.

둘째, 나와 타자 사이의 '보편적 공통점'을 발견하여 연대하는 방법이다. 모든 인간은 결국 고통을 느끼고 생명을 영위하려는 존엄한 존재라는 사실을 자각함으로써 차이점을 지우고 인류애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현실의 구체적 차이와 갈등을 얼버무려 추상적인 당위성에만 머무를 수 있다는 명백한 실천적 한계가 존재한다.

셋째, 타자성(Otherness)을 인정하고 그와의 진정한 연대를 구축하는 가장 근본적인 길은, 타자를 나의 잣대로 재단하거나 억지로 나와 같게 환원하려 들지 않고 '타자 그 자체로 고유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타자가 지닌 실존적 연약함과 한계(결핍)를 마주할 때, 지배하려는 충동 대신 보호하고 아끼려는 이타적인 책임감이 고개를 든다.

결론적으로, 타자의 결핍과 상처를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깊이 공감할 때 비로소 우리는 상호 간의 진정한 이해와 소통의 창을 열 수 있다. 타자를 왜곡 없이 수용하고 그의 근본적 연약함에 따뜻하게 공감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마음속에 내재된 파괴적 폭력성에서 해방되어, 도덕적 책임을 실천하는 진정한 윤리적 주체로 거듭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