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와 늑대 🔑 자유
달빛이 차가운 어느 겨울밤, 마르고 굶주린 늑대 한 마리가 먹을 것을 찾아 숲가를 어슬렁거렸다. 그러다 문득 털에 윤기가 흐르고 배가 두둑한 집개 한 마리와 마주쳤다. 늑대가 부러운 눈으로 말했다. "자네는 어쩌면 그리 살이 올랐는가? 나는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못해 뼈만 앙상하네." 그러자 개가 넉넉히 웃으며 대답했다. "별것 아닐세. 밤마다 주인집을 잘 지켜 주기만 하면, 매일 따뜻한 밥이 나오고 편안한 잠자리도 얻는다네. 자네도 나를 따라오면 이 배고픔을 면할 수 있어." 늑대는 그 말이 솔깃하여 개를 따라 마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걷다 보니 개의 목덜미 털이 둥그렇게 벗겨져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자네 목의 그 자국은 무엇인가?" 개가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낮 동안 나를 사슬로 매어 두는데, 그 쇠줄에 쓸린 자국일세." 그 말을 듣자 늑대는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아무리 배가 부른들 마음대로 다니지 못한다면 그 밥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늑대는 개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잘 있게. 나는 굶주릴지언정 내 발로 걷는 자유를 버리지 않겠네." 그러고는 다시 캄캄한 숲으로 돌아갔다.
마르고 굶주린 늑대가 숲에서 잘 먹어 살진 개를 만났다. 늑대는 개의 윤기 나는 털과 배부른 모습이 부러워, 자기도 그렇게 살 방법을 물었다. 개는 주인집을 지키기만 하면 매일 따뜻한 밥과 편한 잠자리가 주어진다며 함께 가자고 권했다. 마음이 솔깃해 개를 따라나서던 늑대는 문득 개의 목덜미 털이 벗겨진 자국을 보았다. 무엇이냐 묻자 개는 낮 동안 매어 두는 쇠사슬 자국이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늑대는 걸음을 멈추었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마음대로 다니지 못한다면 그 밥은 자기 것이 아니라고 여겼다. 늑대는 개에게 잘 있으라 인사하고, 굶주림을 감수하며 숲으로 돌아갔다. 배부른 목줄보다 배고픈 자유가 낫다고 여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