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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생각하기 — 테세우스의 배초신성 연논술 · 과학탐구 · 생명과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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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이 다 바뀌어도,
그 배는 그 배일까?

오래된 철학 역설 '테세우스의 배'에서 출발해, 우리 몸의 세포가 끊임없이 바뀐다는 사실까지 이어 생각해 봅니다. 정답이 하나로 정해진 질문이 아니라, 철학자들도 수천 년째 계속 다투고 있는 질문입니다.

읽고 생각하기 — 테세우스의 배 대표 삽화
읽기 1

테세우스의 배 — 오래된 역설

고대 그리스 전설 속 영웅 테세우스가 타고 돌아온 배를 아테네인들이 오랫동안 보존했다는 이야기에서 이 역설은 시작된다. 낡은 널빤지를 하나씩 새 것으로 교체하다 보면, 시간이 흘러 결국 원래 널빤지는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이 배는 여전히 '테세우스의 배'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고대 로마의 저술가 플루타르코스가 기록해 유명해진 이 역설에, 훗날 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더 짓궂은 질문을 하나 덧붙였다 — 만약 누군가 버려진 원래 널빤지들을 몰래 모아 두었다가, 똑같은 모양으로 다시 조립한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이제 두 척의 배가 생긴다. 계속 수리되며 항해해 온 배와, 원래 재료로 다시 만들어진 배. 둘 중 어느 쪽이 '진짜' 테세우스의 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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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설이 어려운 이유는, 두 후보 배가 각자 다른 기준에서는 완벽하게 정당하기 때문이다. 항해해 온 배는 '역사적 연속성'(끊김 없이 이어져 온 하나의 배라는 사실)을 만족시키고, 다시 조립된 배는 '물질적 동일성'(원래 그 재료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만족시킨다. 정체성이 무엇으로 결정되는지 — 재료(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인지, 형태와 역사(어떻게 이어져 왔는가)인지 — 이 역설은 아직도 명쾌하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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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이루는 세포도 대부분 바뀐다

흥미롭게도 우리 몸은 이 역설을 그대로 겪고 있는 셈이다. 인체의 세포는 끊임없이 교체된다 — 적혈구는 약 넉 달, 피부 표피세포는 몇 주, 장의 안쪽 세포는 며칠 만에 새 것으로 바뀐다. 반면 대뇌겉질을 이루는 뉴런 대부분은 태어난 이후 거의 새로 만들어지지 않고 평생 유지된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정설이다(다만 뇌의 일부 영역에서는 성인이 되어서도 소량의 새 뉴런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 이 부분은 지금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주제다). 그러니까 우리 몸은 테세우스의 배처럼, 부분적으로는 계속 새로워지고 부분적으로는 오래 유지되는 혼합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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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흥미로운 지점은 '뇌 자체'다. 뉴런을 이루는 물질(원자와 분자)은 대사 과정을 통해 계속 교체되지만, 뉴런들이 서로 연결되는 방식(시냅스의 연결 패턴)은 우리가 겪는 경험에 따라 끊임없이 바뀐다 — 이를 신경가소성이라 부른다. 기억, 습관, 성격은 바로 이 연결 패턴에 저장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즉 '나'를 이루는 물질도 계속 바뀌고, '나'를 이루는 정보(연결 패턴)도 계속 바뀐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스스로를 늘 '같은 나'라고 느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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