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
아픈 고통도 죽음의 두려움도 그 누구와 나눌 수 없이 내 혼자 하는 것.
돈 많고 유명하고 명예롭게 ‘성공적으로’ 사는 것이
이 귀한 인생의 주제가 아니라, 진짜 문제가 따로 있음을
조용히 전하려는 글입니다.
※ 한글 풀이는 AI가 친필을 1차 판독해 읽기를 도운 것으로, 원문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원문 이미지를 기준으로 보시고, 교정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불교의 말로 삶과 죽음을 묻는 사상 텍스트입니다. 신앙을 권하려는 것이 아니라, 「왜 사는가」라는 물음을 끝까지 밀고 간 한 사람의 생각을 읽기 위해 자료실에 둡니다. 논어·맹자·노자를 고전 독본에서 읽는 것과 같은 자리입니다.
낯선 한자말은 글 끝 한자 용어 풀이에 모아 두었습니다. 원문(친필)과 한글 풀이를 나란히 볼 수 있고, 인쇄는 두 가지(보이는 그대로 / 한글만 흑백 절약)입니다.
차례
머리말종교·철학·과학
사람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종교·철학·과학이라는 세 길로 물어 왔다. 그러나 이 글이 가리키는 곳은 더 깊다 — 돈·명예·성공이 아니라,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삶의 참된 문제다.


一신앙을 이루는 것만이 사람이 사는 길이다 (사람됨의 첫걸음)
누구나 행복을 바라며 산다. 그러나 바깥의 ‘더 많이’로 좇는 행복은 끝이 없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첫걸음은, 눈앞의 것에만 매이지 않고 믿음(신앙) — 곧 삶을 꿰뚫는 더 큰 진실을 향해 마음을 세우는 데 있다.


二불교는 삶과 죽음을 깨우는 새벽 종소리다 (生死長養·마음·영혼)
불교는 잠든 우리를 깨우는 새벽 종과 같다. 마음(心)은 모든 것의 바탕이어서, 좋다·싫다 가리는 분별과 욕심도 마음에서 일어난다. 영혼은 육신이 스러진다고 끝나지 않는다 — 삶과 죽음은 한 흐름(생사장양 生死長養)일 뿐이다.



三‘나’라는 생각은 삼독(三毒)의 술에 취한 망상이다
‘나(我)’라는 굳은 생각은, 삼독(三毒 — 탐욕·성냄·어리석음)의 술에 취해 부린 망상(妄想)이다. 무대 위의 ‘분장’일 뿐, 분장을 벗은 자리가 참나(眞我)다. 이 헛된 ‘나’를 진짜로 여겨 욕심의 노예가 되는 데서 모든 괴로움이 온다.


四나를 버리는 길이 곧 도덕(道德)이다
도덕(道德)이란 거창한 규범이 아니라, ‘나’라는 욕심을 좇지 않고 버리는 것 — 곧 무아(無我)의 이타(利他)다. 그러므로 삶은 남과의 싸움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고)과의 싸움이다. ‘왜 사는가’에 대한 모든 생업(生業)도 결국 행복을 좇는 일이며, 그 참된 행복은 나를 버린 자리에 있다.


五여섯 바라밀이 참됨에 이르는 부처의 길이다
참됨(眞實)에 이르는 길이 여섯 바라밀(六波羅蜜)이다 — ① 베풂(보시 布施) ② 절제(지계 持戒) ③ 참음(인욕 忍辱) ④ 꾸준함(정진 精進) ⑤ 고요함(선정 禪定) ⑥ 밝은 지혜(지혜 智慧). 한 구절로 모으면 — “악을 짓지 말고, 선을 받들어 행하며, 스스로 마음을 맑히라. 이것이 모든 부처의 가르침이다”(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





六화두와 참선은 본성을 보아 부처가 되는 지름길이다
화두(話頭)를 들고 참선(參禪)하는 것은, 제 본성을 바로 보아 부처를 이루는(견성성불 見性成佛) 지름길이다. 욕심과 분별로 흐려진 마음을 가라앉히면, 본래 맑은 자리가 드러난다. (참됨에서 벗어남이 없는 열반 涅槃의 자리.)







七깨달음(覺)이란 무엇인가
깨달음(각 覺)이란, 우주의 본바탕(본체 本體)이 본래로 완전(完全)함을 바로 아는 것이다. 그 완전함에는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 부처를 ‘이룬다’기보다 본래 그러함을 깨치는 것(정각 正覺).

八참 사람(眞人)이 곧 부처다
거짓이 없는 것이 참됨이다. 없는 것을 있다 함이 거짓이요, 있는 것을 있다 함이 참됨이다. 과거도 미래도 지금 있는 것이 아니니, 눈앞의 지금을 있는 그대로 사는 거짓 없는 사람 — 그 참 사람(眞人)이 곧 부처다. (지은이의 친필 유언 “참되게만 살아라”가 바로 이 장에서 나왔다.)


九누구나 본래 부처이지, 부처가 따로 있지 않다
부처가 멀리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제 마음(自心)이 곧 부처이니, 누구나 본래 부처다. 다만 욕심과 분별에 가려 그것을 모를 뿐, 믿고(信心) 돌이키면 바로 그 자리다.

十인과(因果)의 참 이치
지옥도 천당도 따로 있는 곳이 아니라 이 삶 속에 있다.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로 이어져 있으니(인과 因果), 만물이 한 이치로 맞물려 돌아간다 — 너와 내가 따로가 아니다.


十一재가불자의 정진은 염불(念佛)이다
절에 들지 않고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재가불자 在家佛子)의 가장 큰 정진은 염불(念佛)이다.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 그 한 마음을 챙기는 것이 욕심을 가라앉히고 본래 자리로 돌아가는 길이다.


十二염불 정진의 실제
염불은 자신의 일상 그대로에서 한다. 걷든 앉든 일하든, 마음에 ‘나무아미타불’ 한 생각을 끊이지 않게 이어 가는 것 — 거창한 형식이 아니라 삶의 한가운데서 마음을 맑히는 꾸준함이다.



十三임종의 염불 · 맺음
죽음 앞에서도 한 생각 염불로 마음을 모은다 — 죽음은 끝이 아니라 다른 자리로 옮겨 감일 뿐이기에. 다툼과 욕심의 거품에서 손을 펴고, 만물이 한 송이 꽃(세계일화 世界一花)임을 알아 서로 자비로 사는 것 — 그것이 ‘왜 사는가’의 답이다.





한자 용어 풀이
- 三毒 (삼독)
- 마음을 흐리는 세 가지 독 — 탐욕(욕심)·성냄·어리석음.
- 三毒酒 (삼독주)
- 그 세 독에 취한 상태. 이 책에서 ‘나’라는 망상을 일으키는 ‘술’에 비유.
- 妄想 (망상)
- 실상이 아닌 헛된 생각.
- 無我 (무아)
- ‘나’라는 고집·욕심을 비움. 이타(利他)의 바탕.
- 眞我·眞人 (참나·참사람)
- 분장(거짓 나)을 벗은, 거짓 없는 본래의 나.
- 道德 (도덕)
- 여기서는 ‘나를 버리는 무아의 이타행’을 뜻함.
- 六波羅蜜 (육바라밀)
- 보시(베풂)·지계(절제)·인욕(참음)·정진(꾸준함)·선정(고요)·지혜.
- 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
- “악을 짓지 말고, 선을 받들어 행하며, 스스로 마음을 맑히라. 이것이 모든 부처의 가르침.”
- 見性成佛 (견성성불)
- 제 본성을 바로 보아 부처를 이룸.
- 話頭·參禪 (화두·참선)
- 한 물음(화두)을 들고 마음을 모아 본성을 참구하는 수행.
- 覺·正覺 (각·정각)
- 깨달음. 우주 본바탕이 본래 완전함을 바로 앎.
- 因果 (인과)
- 모든 것이 원인과 결과로 이어진 이치.
- 念佛·南無阿彌陀佛 (염불·나무아미타불)
- 부처를 마음에 챙겨 부르는 것. 재가자의 정진.
- 涅槃 (열반)
- 욕심의 불길이 꺼진 고요·평안의 자리.
- 生死長養 (생사장양)
- 나고 죽음이 끊긴 끝이 아니라 길게 이어지는 한 흐름.
- 世界一花 (세계일화)
- “세계가 한 송이 꽃” — 만물이 본래 하나로 이어져 있음.
- 一切唯心造 (일체유심조)
-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
- 天下無用之物 (천하무용지물)
- “천하에 쓸모없는 물건” — 지은이가 스스로를 낮춰 적은 말(맺음 서명).
지은이
이종웅(李鍾雄) · 1943년 울산 출생 ~ 2014년 별세. 울산 태화초·부산 개성중·부산고·연세대 상경대 졸업. 평생 불법(佛法)을 전하며, 가진 것을 세상에 나누고 가장 낮은 이들 곁에 사셨다. 이 책은 “남들에게도 인생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려고” 손수 쓰신 것으로, 친필 유언에 “「왜 사는가」를 한숨에 다 읽어라”는 당부를 남기셨다.